코로나 확진 증상 기록 (7일)_ing

2022. 8. 26. 19:22



슈퍼 면역자인줄 알았던 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 되었다.

지난주 토~일에 회사분들과 계곡을 갔었고
그 중 한 분이 코로나에 걸려있었단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밀접 접촉한 바로 다음날부터 증상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술을 과음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토요일 밤에 목 근처 근육통이 심해서
잠을 푹 못 잤었고 일요일 오전에는 목이 조금 따가웠던 기억이 있었다.

확진 2일 전

월요일 회사를 출근했는데 여전히 목이 따가웠고
바로 자가 진단 키트를 했으나 음성이 나왔다.

몸에 피로감이 있었지만
오랜만에 새벽 수영을 가서 그렇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

퇴근 후 스터디를 갔다가 집에 저녁 9시쯤 도착했고
동네 친구와 근처 공원에서 간단한 치맥을 한잔했다.

확진 1일 전

몸이 찌뿌등한 것은
운동 부족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새벽 수영을 끝내고 나오는데
이상하게 목이 기분나쁘게 아팠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진단키트를 해보았고
역시나 음성이었다.. 나는 슈퍼 면역자인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목은 점점 따가워져 갔고
약간의 몸살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회사에 말하고 가까운 병원에 들러 신속 항원을 검사했다.
역시나 음성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목이 많이 부었다고 약을 처방해 주셨다.

약을 먹고 푹자면 다음날은 괜찮아 질거라는 확신에
나는 오후 반차를 쓰고 집에서 약을 먹고 오후내내 잠을 잤다.

확진 당일

나는 새벽 1시부터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극심한 몸살과 두통에 누워있기 조차 힘들었다.
그렇게 나는 아침이 될때까지 극심한 고통 속에 몸무림치며 버텼다.

새벽 5시가 좀 넘었을 때
이건 보통 감기가 아닌 것을 확신하였다.
거실에 놓여있던 자가 진단 키트를 바로 해보았다.

코로나 이후 자가 진단 키트를 최소 20번은 한 것 같은데
이렇게 바로 선명한 2줄이 뜨는 것은 처음 보았다.

함께 사는 부모님께 이 사실을 바로 알리고
나는 내방에서 아침이 올 때까지 다시 버텼다.

아침이 되고 어제 갔던 병원에
전화로 코로나 확진 사실을 알리고
다시 찾아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역시나 바로 2줄이 떴다.
의사 선생님은 3일치 약을 더 처방해 주시고
코로나 안내문과 간단한 설명을 듣고
약국에서 직접 약을 타서 집으로 왔다.

몸살 기운이 있어서 인지 약에는
해열제가 추가되었고 타이레놀도 따로 주셨다.
타이레놀은 앞에 약을 먹고 1시간 뒤 먹으라고 하셨지만
나는 받자마자 바로 먹을수 밖에 없었다.

약 기운이 돌기 시작하고 나는 잠에 들었다.
오후 5시가 다 되서야 잠이 깼다.
이상하게 몸이 너무 멀쩡했다.
몸이 멀쩡해지니 갇혀있는게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다.

확진 2일 차

다 나았다는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친구의 추천으로 드라마 환혼을 정주행하며
새벽 늦게까지 드라마를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두통이 시작됐다.

확진 당일 아팠던 것에 비하면 반절도 안되지만
다시 시작된 고통에 너무 짜증이 났다.
억지로 약을 먹고 잠을 청했다.

저녁이 다 되서야 일어났다.
몸살 기운은 사라졌지만 목이 너무 아프다.
그리고 입 안에 구내염이 생겼다.
가끔 나는 위쪽 사랑니가 앞으로 자라난 것이
몸이 안좋아서 잇몸이 부으면
아래 사랑니 빠진 자리에 잇몸을 짓누르며 염증이 생겼다.

목이 아픈것과 구내염이 합쳐지니 음식을 입에 넣을 때마다
엄청난 고통에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약을 먹기 위해 배를 채워야 한다는 사명감에
무작정 입에 밀어 넣었다.

목 아픔과 구내염을 견디기 위해
목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했다.
입을 움직이지 않으니 살만했는지
드라마 황혼을 또 계속 정주행하다 새벽에 잠이 들었다.

확진 3일 차

아침에 일어나서 너무 깜짝 놀랐다.
누가 내 목안을 커터칼로 다져놓은지 알았다.
가래도 계속 생기고 거울에 비쳐서 목을 보면
아주 빨갛게 누가봐도 아프게 생겼다.
거기에 구내염은 점점 정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경험상 구내염은 시간이 약이라 아프지 않고 낫는 경우는 없엇다.

아침엔 죽을 먹었는데 점심은 카레를 먹었다.
카레가 마치 매운 불닭마냥 내 목안을 자극하였다.
그런데 한입 한입 고통스럽더니
카레가 반정도 남았을땐 고통이 좀 덜하던데
그 사이 역치가 높아졌나보다.

목 아픈거와 구내염을 제외하고는
이제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피로감은 그저 하루종일 누워서 뒹굴어서 인 것 같다

몸이 좀 괜찮은지 오늘은 컴퓨터 앞에서
게임도하고 블로그도 썼다.

그런데 목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다른 사람들 기록을 보면 나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나중에 다 낫고 나면 이런 걱정은 무의미한 것이었겠지?

부디 내일은 목이 덜 아팠으면 좋겠다.
아픈 와중에 배는 고프고 먹고 싶은것도 많다.

확진 4일 차

간만에 정시에 자서 정시에 일어났다.
목 통증은 확실히 어제보다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구내염 통증은 여전해서
아침에 죽을 반정도만 먹을 수 있었다.

약을 먹고 구내염 연고인 오라메디를 바르고
낮잠을 2시간 정도 잤다.
역시 스테로이드 연고여서 회복 속도가 빠른 것 같다.

일어나서 보니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했다.
부모님 모두 확진되셔서 병원에 다녀오셨다고 한다.

엄마는 다행이 증상이 미미한데
아빠는 나처럼 많이 아프신듯 하다.
얼떨결에 패륜아가 된듯 하다.

뭐 어쨌든 나는 이제 거실로 나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방을 환기시키고 거실에서 밥을 먹었다.
맛있다.. 입이 아파도 맛있는건 맛있다.

약이 내일 오전분까지만 남았는데
오늘이 지나면 다 나을 것 같은 몸상태이다.

확진 5일 차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목이 안아프다.
아직 가래 때문에 목소리가 약간 이상하고
기침이 가끔 나오지만 목 통증은 사라졌다.
그래도 아직 거울로 목 안을 보면 염증이 있는 듯 하다.
구내염도 거의 다 가라앉아서 먹을 때 고통은 덜 하다.

문제는 아빠가 많이 아프시다.
37.5도 정도 미열이 있으셔서 몸살 기운도 있으신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목이 너무 아프다고 하신다.
음식물을 못 삼키는 수준에 가래는 계속 나오신다.
엄마도 이제 목이 슬슬 아프기 시작했다.

마음이 무겁다.
확진 전날 밥을 같이 먹었는데
그때 아마 전염이 되신 듯 하다.

더 아프시면 응급실을 모셔가야 할듯 하다.

확진 6일 차

아침에 전화를 받고 일어났다.
이제 확실히 목의 통증은 없지만
가래와 기침은 조금 있는듯 하다.

거울을 봤는데 안색이 좋지 않다.
6일간 복용한 항생재를 해독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간이 무리가 온 듯 하다.

거실로 나가보니 아빠가 많이 아프시다.
목이 너무 아프신듯 하다.
가까운 병원에 다시 방문하여 약을 다시 처방 받으셨다.
오늘이 지나도 계속 더 심해지시면
보건소에서 알려준 종합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으셔야 할 것 같다.

김치도 못드시는 아빠는 죽도 질리셨고
국물류 음식을 드시고 싶어하셔서
갈비탕을 시켰다.
다행히 갈비탕은 넘기는데 큰 무리가 없으셨다.
나도 한그릇을 뚝딱했다.

양치를 하고 오랜만에 샤워도 하고
잠시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저녁 6시가 다되었다.
몸에 피로감이 상당하다.
무언가 고장이 난게 분명하다.

확진 7일 차 (격리 마지막날)

여전히 아침은 찌뿌등하다.
몸 상태는 어제와 똑같았다.

아빠는 목이 아직도 많이 아프시다.
목 통증이 어제의 한 60~70%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거울로 목을 보면 아직도 빨갛게 부어있다.
가래와 기침도 계속 있다.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몸은 되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몸속에 있는 것만 같다.

코로나 후유증은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3달까지도 간다고 한다.
격리 후에도 당분간은 회사를 제외하고는 집돌이가 되어
컨디션 회복에만 집중해야 할 듯 싶다.

코로나 걸리 전에는 차라리 먼저 걸려버려서
정부 지원금도 받고 면역도 생기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번 걸리고 나니 아픈것은 둘째고
후유증이 이렇게 무서울지 몰랐다.

부디 한달 안에 모든 후유증이 극복되서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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