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1박2일) 여수 펜션, 아르떼뮤지엄

2022. 9. 12. 19:21

이번 22년 추석에는 부모님과 동생이랑 여수로 1박 2일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 덕분?에 명절에 여행을 가게 되었고 아주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이번 글은 리뷰가 아닌 그저 나의 좋은 추억을 기록하기 위한 목적이고, 때문에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보려 한다.


첫째 날 - 여수 아름 펜션

우리 가족은 첫날 여수 돌산도의 왼편에 위치한 "아름펜션"으로 향했다. 펜션 예약을 2주 전에 했는데 대부분 4인이 가능한 방은 매진이었고, 결국 2인실에 인원 추가로 4인이 가능한 곳을 예약했다.

하지만 막상 당일 도착해보니 내부도 깔끔하고 복층에 20평 정도 크기라 매우 만족했다.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바베큐 테이블도 개별이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펜션 가격이 저렴한 편인데 온수풀이 있었다.

펜션은 서쪽을 향해 있어서 일몰을 보기 좋았다. 하나 아쉬운 점은 방파제와 배가 약간 자연 경관을 해치는 느낌이 들었다.

3시쯤 펜션에 도착하자 마자 역시 에너지 넘치는 우리 가족은 온수풀로 뛰어들었다. 온수풀인데 사실 미지근했다. 그리고 사진보다 멋있지도 않았지만 나름 15m 정도로 큰 편이고 물놀이 하기에는 충분했다.

수영장에 분명 애들도 있고 그랬는데 평균연령 45세인 우리가 제일 재밌게 노는 것 같았다. 남들은 한 시간도 못채우고 다들 사라졌는데 우리는 최소 2시간은 물놀이를 했다. 아빠는 여전히 우리중에 체력이 제일 좋으신것 같다 ㅋㅋ 60대 중반이 맞으신지 의심스럽다.

수영이 끝나고 먹는 고기와 맥주는 정말 천국의 맛이었다. 숯불로 하는 바베큐는 2만원 추가라 따로 가스 버너를 가져갔는데 오히려 더 편하고 맛있게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역시나 우리 가족은 돼지라 삼겹살로 만족하지 못하고 햇반 6개에 부대찌개에 라면사리까지 추가해서 모두 클리어했다. 소주 없이 맥주만 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너무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였다.

배가 터질 것 같지만 역시나 먹은 뒤 바로 눕는 우리 가족 ㅋㅋㅋ

배도 소화 시킬겸 밤 산책을 나섰다.

펜션에서 보이는 방파제로 걸어가는 도중 우리 펜션을 바라보니 되게 갬성있는 펜션이었네? 원래 멀리서 보면 뭐든 희극이라던데 우리되게 좋은 펜션에 있었나보다.

밤 산책을 하다보니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서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로움 때문인지 기분이 되게 좋아졌다.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어릴땐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나이가 먹어가며 주변을 보니 당연한게 아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갑자기 산에서 달이 뜨기 시작했는데 엄청 둥글고 컸다. 100년만에 가장 둥근 보름달이라고 한다. 신기하건 우리가 딱 달을 발견했을 때는 반도 안보였는데 쳐다보고 있으니 금방 달이 산 위로 올라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소원을 안빌었네.. 아까비 지금이라도 빌어야겠다. (주식 좀 오르게 해주세요)

산책을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가는 길 엄마랑 앞장서서 걸어갔는데 뒤따라오시던 아빠가 불륜의 현장이라며 증거 사진을 찍으셨고 그 사진 찍는 아빠를 동생이 찍었다. 무슨 시트콤인줄 알았다ㅋㅋㅋ 그런데 아빠의 셀카봉이 너무 비장하셔..


둘째 날 - 여수 아르떼뮤지엄

둘째 날은 여수 아르떼뮤지엄 전시관으로 향했다.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이라고 하는데 시각와 청각을 자극하는 여러가지 신기한 예술 작품들이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빛으로 모든 것이 만들어져 있어서 몽환적인 느낌이 강했다. 약간 상상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도 받았다.

처음 들어가면 엄청난 양의 꽃들이 보인다. 그런데 아무래도 스크린에 빛을 쏴서 형상을 만들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때 빛이 인물을 방해하는 단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동생 인생사진좀 건져주려고 모델을 세웠더니 사진찍는걸 안 좋아하는 동생은 영 표정이 좋지않았다... ㅋㅋㅋ

우리 엄마는 검은 벙거지 모자에 검은 원피스를 입으셨는데 이 사진을 찍으려고 입고 오신건지 분위기랑 찰떡이었다. 동화책에 나오는 사연있는 마녀 같은 느낌이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니 핑크 배경에 검은 학이 있었다. 엄마가 갑자기 학을 보고 신이 나셨는데 사진을 찍다보니 누가 학이고 누가 엄마인지 모르겠다. 그 와중에 우리 아빠는 학 주둥이를 잡고 한방에 제압하셨다. 이래서 두분은 천생연분인듯 하다.

폭포에서도 한컷..그런데 왜 온통 사진에 엄마만 있는 거지? 분명 배경이 멋있어서 카메라를 들었는데 자꾸 사진을 찍고보면 어딘가에 엄마가 있으시네 ㅎㅎ

마지막 장소에는 세 가지 작품이 돌아가며 보였다. 분명 아무것도 없는 벽과 바닥이지만 실제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너무 멋있는 그림이 생겨났다. 진짜 작품이 하나씩 바뀔 때마다 너무 신기해서 내 눈을 의심했다.

이 많은 사진이 같은 공간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진짜 이 작품을 구현하기 위해 엄청난 고민과 노력이 들어갔을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꼭 살면서 한번쯤은 가보길 추천하고 싶었다.


이렇게 1박 2일 여수 여행이 끝이 났다. 옛날에 군대 신병 4박 5일 휴가가 4.5초처럼 느껴진다던데 이번 여행도 무척 짧게 느껴졌고 그만큼 재밌었나 보다. 재밌게 놀았더니 다들 몸무게가 1~2kg가 늘었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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