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2월 7~17일] 일기

2022. 12. 18. 19:55

벌써 블로그에 쓰는 3번째 일기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 없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 나의 일상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나름의 특별함을 발견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 당시 감정이 되새김질 되면서 똑같은 일상에 의미가 부여되는 기분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에 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일기의 장점에 대해서는 보통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성공한 사람들은 여러 좋은 습관들을 가지고 있고 그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게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차이점이 아닐까.

그리고 단지 그 좋은 습관들 중 일기가 가장 대중적이라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2월 7일 수요일

 

제조팀에서 1년 동안 제조 개선제안을 진행했던 사람들에게 장어를 대접해주었다.

회사 근처 연제장어라는 가게인데 맛은 평범했지만 되게 친절하신 게 기억에 남았다.

회식 장소로는 나쁘지 않지만 따로 다시 갈 것 같지는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영어 시험이 있어서 술을 절제했더니 집에 일찍 갈 수 있었다.

 

12월 8일 목요일

회사에서 지원받은 영어 회화 수업이 벌써 3분기가 끝났다.

마지막 시간에는 역시나 시험을 봤는데 가고 싶은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게 아직도 쉽지 않은데 영어로 하려니 더 긴장되었지만 역시 PPT의 장점은 컨닝이 가능하다는 것.

떨려서 내가 어떻게 말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는데 착한? 쌤이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주셨다.

분명 외워서 말했음에도 영어가 되게 투박하게 들렸다.

이제 마지막 4분기 수업만 남겨두었는데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저녁에는 미루고 미루던 회사 족구대회 뒤풀이가 있었다.

상금은 똑같이 나눴는데 팀에서 가장 형님이 자꾸 사주신다고 해서 얻어먹긴 했는데 부담이 되었다.

그래도 퇴사했던 근수도 오랜만에 보고 좋았다.

그런데 근수야 너 안색이 되게 좋아졌더라... 퇴사가 정말 나...때문이었니?

족구 뒤풀이가 끝나고 TRx 팀의 YB 모임에 합류하게 되었다.

첨단에 철길부산집이라는 이자까야 분위기의 술집인데 요즘은 이런 분위기의 술집이 인기가 많은 듯한다.

최근에 유튜브에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채널의 마부장의 먹방을 자주 봤었다.

맥주랑 하이볼 그리고 사케를 맨날 맛있게 드시길래 나도 한번 시켜보았다.

결론은 다음날 머리만 굉장히 아프고 맛은 뭐 청하? 보다 더 느글 거렸다.

YB 친구들 사이에 낀 만취한 아재 두명 중 한명이 운명하셨다. 나약한 정우.

아니.. 나도 나약했다. 다음날은 정말 힘들었다.

 

 

12월 10일 토요일

점심에는 이번달 말에 떠나는 대만여행 계획을 세웠다.

카페에서 계획은 대충 세우고 영어 숙제좀하려고 했는데 계획 세우고 이것저것 예약하다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여행도 부지런한 사람들이나 다니는 거 같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대학때 친구인 강진이를 만나서 1차 후동이에서 돼지고기좀 먹어주고 2차는 이자까야 신야로 갔다.

술을 잘 안먹는 친구인데 하이볼은 좋아하는 특이한 친구인데 안주도 무슨 명란구이를 시켰는데 역시 특이하다.

 

이 친구랑 대화하면 마치 자기계발서 책이랑 이야기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20대 중반에 단 둘이 만나면 항상 의견 충돌이 있었다.

나는 아버지 세대 같이 열심히 회사다니고 저축해서 평범한 삶을 살기 바라고

이 친구는 지금 세대에는 그런 삶은 불가능하다고 계속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계발을 해나가야 한다고 했었다.

나는 부자가 되지 못해도 꾸준히 월급받으면서 지금처럼 취미 생활하며 행복하게 살면되는 거 아니냐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도 이 친구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저 취미는 취미일 뿐이고 월급은 나의 삶을 유지해주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40대에 나는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다.

조금 있다가 순천에서 출발한 태완이도 합류했다.

이 친구는 하이볼에 진심인 친구라 오자마자 자기 집에서 하이볼을 만들어 먹자고 했다.

그런데 이 친구 집은 나주인데... 약간 납치된 기분으로 나주에서 하이볼을 먹고 잠들었다.

 

12월 13일 화요일

오랜만에 옛날에 술 좋아하던 멤버 4명이서 회를 먹으러 갔다.

태영이형, 상욱이형, 성진이형... 역시 절제따윈 없었다.

자주 가던 서해수산인데 참돔을 처음 시켜봤는데 양이 시원찮아서 광어를 추가하고 매운탕을 추가했는데 광어에 너무 실망했다.

마치 미리 떠놓고 못판거 다시 내놓은 느낌이었다.

아무리 우리가 술을 많이 먹고 취해보여도 이건 아니지 싶었다.

2차는 감바쓰를 먹으러 갔다.

매번 이 술집에 올때는 이미 취해있어서 안주 맛이 기억이 안난다.

나중에 취하면 아마 또 가고 안주 맛이 기억안난다 하겠지 뭐.

집을 가는데 눈이 무진장 내렸다.

추웠다...그런데 눈이 이뻤다.

아직은 눈이 한창 좋을 나이인가 보다.

 

12월 16일 금요일

2022년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제조공정기술 전체 회식이 있었다.

금요일 회식이라 그런지 반정도가 불참했고 소고기랑 생고기를 질리도록 먹었다.

그 와중에 다들 이상한 술 제조법에 재미가 붙어서 계속 만들더니 결국 나도 먹게 되었는데 어후.. 술이 확 올라왔다.

 

12월 17일 토요일

다음날은 대학 친구 윤재원 결혼식이 있었다.

숙취에 찌든 상태로 버스를 타고 결혼식장에 가는데 눈이 엄청 내렸다.

눈이 엄청 오는날 결혼이라니 낭만이 있었다.

그나저나 결혼식장 ATM 기기는 수수료를 1300원이나 받으면서 1회 인출가능 금액을 너무 낮춰놔서 속내가 뻔히 보였다. 괘씸해라.

이렇게 대학 친구가 또 한명 갔다.

이상하게 중고딩 친구들은 결혼을 거의 안했는데 대학친구들은 빨리 가는 것 같다.

이번에도 9명이서 축의금을 따로 모아서 몰래 줄려고 했는데 계속 같이 있어서 결국 들켰다.

만원짜리가 많아서 두꺼운건대 재수씨가 오해하시면 안될텐대..

저녁에는 중고딩 친구들이랑 상준이 가게에 모였다.

알고 보니 희종이는 이번 주에 두 번째 오는 거란다.

어쩌다 보니 내 중딩 고딩 친구들이 서로 알게되었는데 왜 지들끼리 더친한거 같지...?

옛날에 상무초밥에서 사시미좀 잡았던 친구인데 칼이 되게 무섭게 생겼다.

대방어라는데 밖에서 사먹으면 10만원은 그냥 넘는 양이란다.

포장마차 느낌에 테이블이 맘에 들었다.

대방어는 몇점 안나오는 뱃살이 정말 맛있었다.

방어, 갑오징어, 치킨, 빵, 과자 먹을게 너무 많아서 결국 방어가 남았다.

그리고 우린 취했다.

그래서 폭설을 뚫고 간만에 노래방에 갔다.

솔직히 애들이 노래를 너무 잘한다.

그래서 각자 노래에 심취해서 보통 발라드좀 부르다가 오는데 이 날은 상준이 여자친구가 텐션이 미쳐있었다 ㅋㅋㅋ

몇명은 한쪽 귀가 안들리는 것 같았다.

차마 못올리는 사진이 많아서 아쉽네.

 


일기를 쓰다보니 놀랐다.

12월 연말이긴 하나보다.

술을 정말 자주 먹었는데 심지어 먹을때마다 진심 모드로 엄청 먹은 것 같다.

다음주는 좀 쉬고 싶다.

대만 여행 전까지 몸관리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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